<피스리더3기 입학식 파주 DMZ 단체 사진, 피스리더>
한반도의 최전선, DMZ는 오랫동안 분단과 긴장의 상징이자 동시에 평화의 가능성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초여름, ‘지방소멸위험지역’이라는 주제로 관광 콘텐츠를 구상하던 나는 DMZ 접경지역 또한 심각한 인구 감소와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문제의식은 곧 “한반도 평화와 환경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그 질문의 답을 찾아가기 위해 나는 ‘피스리더 3기’에 지원했고, 그 여정의 첫걸음이자 상징적인 순간이 입학식이었다.
입학식을 앞두고는 경기도의 평화정책 중 하나를 선택해 평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사전 과제가 주어졌다. 평화와 생태 보전을 접목한 정책을 검토하면서 ‘평화누리길 명소화 및 DMZ 일원 생태환경 보전’ 사업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름만 알고 있던 정책이 실제로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를 탐구하는 과정은 경기도의 남북 교류와 생태 보전 노력이 구체적인 현장성과 정책 비전 속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체감하게 했다.
파주 수련원에서 열린 입학식은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오리엔테이션 퀴즈를 통해 드러난 나의 무지는 오히려 자극제가 되었다. 과거에 머물러 있던 북한에 대한 이미지, 표면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개성공단과 한국전쟁의 역사,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분단의 상흔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피스리더로서의 활동은 단지 관광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넘어, 평화와 통일의 감각을 다시 재정립하는 일임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같은 정책을 선택한 또래 피스리더들과의 소통이다. 연천에서 김포, 고양, 파주를 잇는 평화누리길은 단순한 도보여행 코스를 넘어 한국전쟁의 아픔과 평화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다. 그러나 의외로 이 길을 아는 이는 적고, 콘텐츠 개발도 미진한 상황이었다. 우리는 이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역사·문화·생태를 담은 평화누리길 콘텐츠 기획’을 공동의 주제로 정했다.
그중 내가 맡은 지역은 김포였다. 김포의 평화누리길을 조사하며 6.25전쟁 당시 벌어진 민간인 학살 사건 등을 접하게 되었고, ‘평화’라는 단어가 단지 이상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하고 성찰해야 할 현실임을 뼈저리게 느꼈다. 평화는 발걸음으로 느끼는 감정이자,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의 방향이다.
입학식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앞으로의 피스리더 활동을 통해 정책을 보완하고, 콘텐츠를 구체화하며, 청년 세대가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에 대해 주체적으로 고민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고자 한다. 아주 작은 걸음일지 모르지만, 그 걸음이 모여 큰 물결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물결이 한반도의 평화라는 파도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피스리더 3기 표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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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민 기자 ( kppress ) 다른글 보기 kppress01@gmail.com# 태그 통합검색